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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

사람과 동물의 장내 미생물 비교 – 종을 넘어 장 건강을 지키는 과학적 이유

by herapalace 2025. 6. 14.

사람과 반려견의 장내 미생물은 어떻게 다르고, 또 닮았을까요? 이 글에서는 종 간 마이크로바이옴의 차이점과 유사성, 식단의 영향까지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장내 미생물 비교 – 종을 넘어 장 건강을 지키는 과학적 이유

 

 

 

1. 인간과 동물의 장내 미생물 차이점

사람과 동물은 장 구조부터 식습관, 생태 환경까지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ta)의 구성과 다양성입니다. 인간의 장에는 약 1,000종 이상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주로 Firmicutes, Bacteroidetes, Actinobacteria가 우세합니다. 반면, 반려견은 Carnobacteriaceae, Fusobacteria 등이 더 많이 검출되며, 식육류 중심의 대사 경로에 최적화된 미생물 구조를 보입니다. 특히 인간은 섬유질 분해균이 풍부한 반면, 개는 단백질 대사균이 상대적으로 우세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의 차이를 넘어서, 서로 다른 생리적 요구와 진화 경로에 따라 설계된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합니다. 또한, 출산 방식, 모유 수유 여부, 초기 환경 접촉이 인간에서는 장내 미생물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반면, 동물은 모체 냄새, 먹이, 털 핥기 등의 경로로 균총이 구성됩니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은 생명체의 식성, 생태, 진화를 모두 반영하는 내부 생태계의 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반려동물 장내 미생물의 특성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은 인간과 가까운 생활환경을 공유하지만, 장내 미생물의 조성은 그만큼 유연하지는 않습니다. 반려견의 장내 미생물은 단백질 중심의 식단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Proteobacteria Fusobacteria 계열이 상대적으로 많아, 고단백 식품을 분해하고 암모니아 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반려견은 위산의 pH가 인간보다 낮아 병원성 세균에 대한 1차 방어력이 강한 편이지만, 그만큼 장내 균형이 무너지면 염증 반응도 빠르게 악화됩니다. Veterinary Microbiology에 따르면, 사료의 단일성, 항생제 투여, 스트레스 등은 반려견의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이로 인해 피부질환, 과민성 장 증상, 면역 저하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노령견에서는 Bifidobacterium과 같은 유익균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장 점막의 면역 기능이 약화되고 전신 염증지표가 증가합니다. 반려견의 장내 미생물은 건강상태의거울과도 같으며, 장내 생태계의 변화는 곧 행동·면역·피부 상태에 직결되는 주요 생리적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3. 공통된 미생물 기능과 생리 작용

비록 인간과 동물이 서로 다른 미생물 균총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들이 수행하는 생리적 기능에는 놀라운 유사성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장내 미생물은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서 소화 효소의 보조 역할, 면역세포 교육, 비타민 합성, 염증 조절, 장 점막 보호 등에 관여합니다. 특히 짧은사슬지방산(SCFA)의 생산은 종을 초월하여 장 건강에 핵심적인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Butyrate는 장 상피세포의 에너지원이며, propionate acetate는 간 대사 및 혈당 조절에 영향을 줍니다. 이 같은 대사산물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하고, 점막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장-면역 축(gut–immune axis)을 안정화합니다. 실제로 Nature Reviews Microbiology에 따르면, 사람과 개 모두 SCFA가 감소하면 장 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전신 염증 위험이 높아지는 공통된 생리 반응이 나타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런 유사성은 향후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 및 예방 전략을 상호 참조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4. 반려견의 장 건강과 행동 변화의 관계

장내 미생물은 단순히 소화기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신경전달물질과 스트레스 반응, 행동 패턴까지 연결된 복합적인 생리 축(Gut–Brain Axis)을 형성합니다. 반려견의 경우에도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낮을수록 불안, 분리불안, 공격성 같은 정서적 문제의 발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2022)에서는 장내 Lactobacillus 비율이 높을수록 반려견의 코르티솔 수치가 낮고, 스트레스 완화 행동 빈도가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해당 유익균이 GABA(감마-아미노낙산)와 같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이 예민하거나 식욕이 자주 떨어지는 경우,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배경에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장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은 곧 정서적 안정, 수면의 질, 학습 반응 등 다양한 행동적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장내 생태계가 단순히배 속의 문제가 아닌 정신 건강과 행동까지 조절하는 핵심 축이라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5. 식단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종 간 차이

식단은 장내 미생물 구조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환경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같은 식품이라도 인간과 반려동물이 섭취했을 때 장내 미생물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고구마나 귀리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인간에게는 Bifidobacterium의 성장을 촉진하지만, 개에게는 지나친 발효로 인해 장내 가스 발생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물성 단백질은 개의 장내에서는 유익균 성장을 촉진하지만, 사람에게는 Firmicutes 증가 및 지질대사 이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Journal of Animal Science의 연구에 따르면, 개에게 생식(raw food)을 제공했을 때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높아졌지만, 같은 식단은 인간 장내 염증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켰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처럼 종마다 장내 생리 대사 경로와 면역 반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음식도 전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식습관을 그대로 반려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신중해야 하며, 종에 맞는 식단 설계와 미생물 대응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6. 종을 넘어 장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접근

장내 미생물은 종(species)을 넘어서 생리학적, 행동적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생물학적 요소입니다. 사람과 반려견은 비록 미생물 구성에 차이가 있지만, 면역 조절, 염증 억제, 신경전달 등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반려견의 피부염과 불안증세가 반복되던 시기에 장 건강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며, 장 기능 개선과 함께 증상이 완화되는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장은 단지 소화기관이 아니라 전신 건강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습니다. 앞으로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맞춤화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강 관리가 보편화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반려동물의 장 건강을 질병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중요한 관리 포인트로 인식하고, 일상 속 식단과 생활 습관을 재정비해보시길 제안합니다.